추석 명절이 있는 주간이라 '장 바구니' 버전으로 담은 '야고' 입니다.
같은 서울 지역에 사는 야고라 더욱 기특하고 이쁘기만 합니다.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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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부모님 성묘가는 날입니다.
제 담당?인 아버지 주발에 밥을 담으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.
이런 날이 오는데...영원히 딸들 곁에서 지켜주실 거라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.
아버지...커다랗고 따뜻한 아버지 손을 잡고 뒷산을 오르던 그림이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.
어른이 되어 본 아버지 손은 아담하고 섬세한, 미적 감성이 풍부한 손이셨는데요.
아버지는 딸들이 어른이 되었다 생각되시면 애기 은수저에서 어른 것으로 바꾸어주셨어요.
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나는데...동그랗고 끝에 빨강 초록 꽃 그림이 그려진 애기은수저와
언니들과 비슷한 어른 은수저로 바꾸어주신 날의 그 자랑스러움?이....
외국서는 진주목걸이로 성인식을 만들어준다는데, 우리집은 어른 은수저로 인정해 주셨어요.
또...언니들의 독서 감상에도 끼워주는 걸로 '아! 이제 나도 어른으로 인정받았구나...!'
그랬던 적이 있었습니다.^^*
성묘가는 날의 제 음식 몫도 겨우 두해 전부터 아버지 주발과 탕을 맡았답니다.
둘째 언니는 저에게 주었다고 미안해하는데 오히려 이제야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답니다.
아버지 가신 지...20년...
아직도 산소에 가면 먼저가신 어머니 옆에 앉아 계시던 아버지 모습이 거기 그 자리에서 보입니다.
달라진 건.... 앉아계시던 그 자리의 나무가 잘라야 할 정도로 커졌다는 것 외에는.
세월을 이야기하기 싫은 언니들은 그 앞을 지나며 늘 같은 말을 합니다.
"저 나무 좀 이쁘게 다듬어주어야 할텐데.....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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